150213 - Taylors Mistake (Christchurch)
얼마만에 오는 크라이스트처치인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은 학기 시작 전 마음가짐을 바로잡기위해
고등학교때부터 친했던 친구와 Taylors Mistake 라는 동산을 다녀왔다.
뉴질랜드에 있으면서 섬너해변과 뉴브라이튼해변만 가봤지
테일러스 미스테이크는 이번이 처음 방문해보는 것이다.
이번 방문지의 이름만 들으면 참 신기하다
Taylors Mistake; 지명같지 않은 지명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테일러 선장이 리틀톤 항구인줄 알고 정박했던 곳이라 이름붙여진
Taylors Mistake (직역; 테일러의 실수)
이름이 참 쓰다듬어주고싶다.
리카톤에서 린우드를 지나 40분정도를 가면 테일러스 미스테이크의 시작이 되는
절벽들을 볼 수 있고 버스 루트 역시 있긴 하지만 30분에 한대씩 오는 크라이스트처치의
버스 상황을 고려하면 절대 버스를 타고 가면 안된다.
도착하면 하루 일과가 모두 끝나 있을 것이다.
(버스는 테일러스 미스테이크까지 가지 않고 그 부근에 있는 마을이 종착역이다)
사진에 보이는 마을을 지나 계속 가다보면 이쁜 시계탑이 나오면서 해변가는 시작된다.
나는 해변가가 다와 테일러스 미스테이크가 시작되는줄 알았다.
시계탑을 낀 해변을 지나고 지나 한참을 더 들어가야한다.
우리는 계속 차를 타고 슝슝 깊숙이 들어간다.
아무것도 없지만 해변은 오클랜드와 시드니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물 색은 세상 그 어느 곳보다 맑고 비취색을 띈다.
내 이상형 눈동자를 보는 것 같다 ㅋ 그 눈은 참 맑다.
드디어 보이는 Taylors Mistake 를 알리는 간판
저기 멀리 보이는 해변이 Sumner Beach 섬너 해변 |
테일러스 미스테이크를 알리는 큰 이정표가 나오더라도 구불구불한 좁은 길을 한참을 더 올라가야지만 Taylors Mistake Rd 라는 길이 나오고 저 길에서 역시 또 한참을 들어가야한다.
길은 꼭 제주도 천제연폭포를 내려가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 길과 같이 구불구불하게
S자 형태로 주욱 늘어져있다.
차를 타고 이동하며 찍어 사진이 선명하지 않다 |
이제야 보이는 테일러스 미스테이크 |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테일러스 미스테이크 공원과 주차장이 나온다.
드디어 도착
보이는 해변이 Taylors Mistake Beach 이고 이곳에서는 서퍼들이 많다.
지금은 없지만 주말이나 정말 뜨거운 날에는 서퍼들과 함께 해변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서핑을 정말 배워보고싶다.
내가 취미로 삼고싶은것들을 조금씩 채워나가고는 있지만
서핑은 정말 무서워서 시도조차 못해보겠다.
블로깅과 사진 그리고 음악도 조금씩 시도해보고 연습해보고 취미를 삼으려 노력중인데
나는 수영을 못한다. 서핑은 나중에 시도한다.
우리가 갔을땐 카약킹을 즐기는 무리들이 있었다.
바닷가에 오니 바람도 세게 불고 앞은 뻥 뚫려있고
복학해서 공부 할 걱정, 내 님에 대한 생각 모두 바람과 함께 날아갔다. (잠시동안은)
해변을 지나 위에 보이던 누런 동산으로 향하는 워킹 트랙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10분정도 길을 따라 이동하면 드디어 트랙킹을 즐길 수 있는 동산이 나온다.
악어도 산다 |
바다가 참 넓다
바다 한가운데 한 평 남짓한 돌 섬도 올라와있을것이고
그 돌 섬 위에 어쩌면 나무가 한 그루 자라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 나무 위에는 새 둥지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나는 참 미개한 존재이다.
한참 걷고있을 즈음 루피가 먹은 고무고무 열매 나무를 발견했다.
나도 먹어보고싶었지만 내려가는 길이 없어서 그냥 다른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놓아두고 길을 계속 걸어간다.
꽃도 있고 갈대도 있고 바위도 있다.
갈대가 바람이랑 춤을 추니 꽃도 따라 춤을 춘다.
바위는 너무 무뚝뚝하다. 계속 가만히 있는다.
테일러스 미스테이크는 산악 바이크 전용 도로도 있고 하이커를 위한 도보도 있다.
반쯤 도는데 1시간 40분이 걸리고 코스가 원형으로 되어있지만
마지막 코스지점까지 가면 처음에 있던 주차장으로는 다시 되돌아올 수 없다.
우리는 반을 조금 넘은 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것으로 만족했다.
한참을 가고 전망 포인트 지점을 넘어가면 Holiday house 4채가 나오고
약간 다듬어진 사람 손길이 닿은 티가 나는 정말 조그마한 그라운드가 있다.
그네가 정말 외로워보여서 내가 놀아주었다.
그네가 참 많다.
8개나 아무 나무에 그냥 걸려있다.
제일 외로워보이는 친구 둘에게만 나와 내 친구가 같이 놀아주었다.
줄이 끊어질까 정말 무서웠지만 그네가 실망할까봐 참고 탔다.
친구와 그네를 몇번 타고 다시 가던 길을 나섰고
길이 참 넓다
길을 걸으면 기분이 참 좋다
언제까지 가야 길이 끝이날까 하고 궁금하기도하고
앞으로 내가 가야만 할 길들같아서 온갖 생각이 다 든다.
꽃이 참 슬퍼보인다 |
이 꽃은 정말 많았는데 꽃이 져서 그런것인지 원래 꽃이 이렇게 사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우리는 해변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걸어가
우리의 걱정을 조금은 어딘가에 숨겨두고 올 수 있었다.
숨겨놓은 걱정들이 길을 따라 다시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 멀리 꼭 꼭 숨겨놓고 온 나와 우리의 걱정이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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