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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야

1/27/2015

유럽 여행 4-2일 - 제네바 - 스위스 도착 (몽블랑 거리 / 루소 섬 / 구시가)

141214 - Geneva

 

스위스에 처음 도착한 도시는 Geneva 이다. 스위스인 지인을 통해

스위스가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치 이렇게 
4개국어를 사용하는 것은 알았지만 직접 듣고
사용해보니 스위스 여정이 계속 될 수록 정말 신기했다.

프랑스어권인 제네바에서는 지도에도 모두
Rue du 혹은 Rue de 혹은 Rue 등으로 거리 이름이 Rue 로 시작한다.
나중에 독일어를 사용하는 도시를 가면 (eg. 인터라켄, 루체른, 취리히 등)
거리 이름이 모두 Strasse (Straße) 로 끝난다.
하지만 남녀노소를 구분한 거의 모든 스위스분들이 영어를 구사 할 줄 알기에
현지어로 부딪히다 막히면 영어를 사용해도 무난하다.


---------------------------------------------- 비행기 ----------------------------------------------



제네바행 비행기표
영국에서 제네바행 비행기를 타고 가는 도중 역시 프랑스분이시지만
굉장한 영어 능력을 구비하시고 세 아이의 어머니께서 내 옆자리에 타셨다.
그분은 나를 보시더니 (비행기에 아시안이라고는 나밖에 없었음)
여행중이니? 라며 물었고 우리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알게되었다.
그 아주머니께서는 샤모니 몽블랑 (Chamonix - Mont - Blanc) [프랑스] 에 거주중이신데
프랑스 근접 공항에 내려 이동하는것보다 제네바에 내려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더 빠르고 더 저렴하다고 말씀하셨고
나중에 샤모니몽블랑에 오면 꼭 우리 가족을 들려보라며
간단한 연락처까지 받을 수 있었다. 여행중에 참 낯선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 제네바이다.

제네바는 인구 20만명의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스위스 제 3의 도시이다.
세계 보건기구, 국제 적십자본부 등 국제기관이 200여개 이상 주재한 굉장히 큰 도시이다.

영국 개트윅 공항에서 British Airway 를 이용해 제네바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은 30일 스위스 일정이었기에 스위스가 이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런던 역시 나에겐 너무 좋았지만 역시
내가 그리던 스위스를 오게 되니 얼굴엔 웃음이 한가득이다.

제네바 공항에 1725에 도착을 하였고 유레일 패스 개시를 공항에서 시작하여
공항에서 제네바 코르나방 역까지 기차를 타고왔다.

짐을 찾고 숙소까지 찾아가니 18시가 넘어있었다. 숙소는 Geneva Youth Hostel에서
숙박하였는데 이번 여행중 묵었던 숙소중 손꼽히는 방이었다.
한국에서도 스위스의 물가가 살인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영국에서 역시 비싼 영국 물가의 3배가 넘는다는 이야기를 듣고와서그런지
도착하자마자 무조건 아껴야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영국에선 풍족하게 먹었으나 제네바에 도착해서는 저녁도 먹지 않았다.
나중에 너무 배가 고파 마트에서 요플레를 하나 산 것 말고는 4일차 돈을 전혀 쓰지 않았다.

체르마트로 가는 길의 입구로 생각했던 제네바 (공항이 있음) 는
관광의 목적 없이 단지 경유지로만 생각해 지나치는 곳으로 쉬려고했으나
역에서 비쳐진 도시가 생각보다 너무 이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를 나왔다.

씻고 짐 정리도 하고 나오니 20시였고 굉장히 어두웠다.



앞에 보이는 건물들이 몽블랑 거리에 있는 건물들이고
가운데 크리스마스 장식되어있는 호수위의 땅이 루소 섬
호수는 레만 호수이다


------------------------------- 몽블랑 거리 / 루소 섬 / 론 거리--------------------------------

주말이라 거리의 샵들은 모두 문을 닫았고 술취한 중동계가 참 많이 돌아다닌다.
이렇게 텅 빈 론 거리를 걸어도 어쩜 이렇게 낭만적일까
몽블랑 거리를 걷다보면 시원하게 뻗은 레만 호수가 보인다.
형형 색색의 조명을 받고있는 건물들과 그 건물들이 비치는 레만호수를 보면
역시 여행 오길 잘했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밤의 론 거리 / 크리스마스 장식이 참 이쁘다
인터넷과 책 등에는 제네바의 [루소 섬] 이 관광 명소라고 나와있다.
직접 가보자. 왜 이곳이 책과 인터넷에 소개가 되어있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글을 읽는이라면 가지말고 그냥 지나치자.
론거리는 흔히 동네마다 있는 시내 번화가라고 설명 할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관광 명소는 아니지만 시계 구입이라던가 쇼핑을 좋아한다면
론 거리는 필히 걸어봐야 할 것 같다.
몽블랑 거리 역시 쇼핑의 거리이지만 관광 명소인 구시가로 이동하려면
어차피 몽블랑거리를 지나와야한다. (마찬가지로 론 거리 역시 일부 지나쳐야한다)



론 거리를 지나 구 시가쪽으로 이어진 광장 / Palace du Molard
론 거리를 지나쳐 밤이지만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내려오는 어느 언덕을 올라가봤다.
무엇인가 했더니 구시가로 올라가는 길이었고
구시가는 굉장히 시끄러웠다.


---------------------------------- 구 시가 / 축제 / 대성당-----------------------------------

때는 12월 14일이었고
12월 12일은 제네바의 기념일 에스깔라데 (L'Escalade) 였다.
에스깔라데 축제는 12월의 12일과 가장 가까운 주말에 열린다고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갔지만 정말 행운아였다.

Fete de L'Escalade - 에스깔라데 축제

L'Escalade celebrating the defeat of the surprise attack by
troops sent by Charles Emmanuel I, Duke of Savoy.

이것이 정확히 무엇인고하니
스위스판 행주 치마? 라고 해야겠다.

제네바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던 사보이군 (Savoyard Soldiers) 들은
1602년 12월 12일 밤, 제네바를 기습공격하였고
제네바 사람들은 사보이 군대의 침공에 용감하게 맞서 싸워 제네바를 지켜냈다.
당시 침공에 용감하게 맞서 싸운 제네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로욤 부인 (Madame Royaume) 의 이야기.
사보이 군사들이 제네바 성벽을 타고 기어 올라오고 있을때,
로욤 부인은 수프를 만들고 있던 중이고
사보이 군사들을 발견한 후 로욤 부인이 만들던 뜨거운 수프를
사보이 군인들에게 부어 적들을 모두 물리쳤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제네바와 스위스 깃발이 일렬로 정렬되어있다
론거리를 지나 광장을 넘어 언덕에 올라와 구시가를 들어서
무기고와 대성당 쪽으로 가는 길목에.

구 시가에 들어가 옛 무기고를 구경했다. 아스날 구장과 같이 대포들이 참 많다.
무기고를 지나 생 피에르 대성당쪽으로 갔다.
경찰들이 참 많았는데 축제때문에 밤 늦게까지 고생하는거서 같았다.
(스위스는 경찰서가 밤이 되면 퇴근을 하고 불을 끄고 문을 닫는다)




대성당. 웅장하다
나는 대성당 앞에서 진행되는 축제같은 움직임들이
전혀 에스깔라데인줄은 생각도 못했고 경찰아저씨한테 물어봐서 알았다.

"French? come and fight and we won"
이라고 간결하고도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게 설명해주셨다.

설명 후 "Come again French" 라며 올거면 다시 와봐라
라는 말투로 경찰아저씨는 말을 끝냈다.

나도 자세한 내용은 한국에 귀국 후 찾아봐서 알아내었지만
어쨋든 무슨 내용의 축제인지, 무엇을 기념하는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대성당 앞에 군중들이 민속 의상을 입고 원을 그리며 모여있다.
가운데는 장작불이 있고 (위의 두번째 그림을 보면 가운데 불이 조그맣게 있다)
원 주위로 꼭 우리나라 강강술래 하는것처럼 돌다가 멈춰서더니
또 우리나라 두껍아 두껍아 왜왔니~ 헌집 줄게 새집 다오~ 하고 노는것처럼
손을 잡고 서로에게 다가갔다가 서로에게 다시 멀어지고를 반복한다.
TV 방송국도 촬영하고있다.
카메라도 아니고 정말 좋지 않은 폰의 카메라라 추억에 남는 사진을 찍지 못했다
하지만 사진을 조금만 만지면 다 보일것같다

이렇게



▲위의 두 사진과 같은 사진이다 (사진에 손을 대니 사람들이 참 많아졌다)

대성당 앞에선 강강술래를, 대성당 뒤에선 퍼레이드를 하는 제네바 주민들이다







뒷길에서는 끊임없는 퍼레이드를, 광장에선 끊임없는 제네바판 강강술래를
마침 대성당 옆 카페에 글루바인까지 팔아 따뜻하게 마셨더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제네바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도시이지만
기대를 하지 않아서일까, 생각보다 너무너무 좋은 도시였다

에스깔라데의 글을 쓰려 이리 저리 정보를 얻고있던 도중
제네바의 낮 풍경과 몽블랑거리, 론 거리, 구 시가와
낮의 에스깔라데의 사진을 많이 보게 되었다.

사진들을 보니 내가 도대체 왜 제네바를 그냥 경유 도시로만 생각했는지,
왜 이렇게 늦은 비행기를 타서 진풍경을 구경하지 못하였는지,
진짜 제네바를 느끼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된다.



후회되도 후회하면 뭐할까
나는 이제 마터호른의 마을 체르마트로 옮겨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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