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작은 글씨

천사야

1/26/2015

유럽 여행 3-1일 - 런던 - 축구여행 (아스날 구장 / 첼시 구장 및 경기)

141213 - London


3일째가 나의 영국 여행중 가장 행복한 때가 아닌가 싶다.
물론 런던이라는 도시에 정말 많은 감탄을 했지만 축구 관전은 영국 관광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다.


출국 전 몇주 전부터 알아보고 티켓을 구매했다. 한국에서 구매해 현지 수령 한 후
경기장에 착석해보면 어떠한 시스템으로 암표가 판매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영국 축구 경기 티켓을 구매하려면 대행구매를 이용하는 방법이 유일한 것같다.
현지 구매를 하려면 표가 없다. 라리가는 현지구매가 쉽고 싸다고하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다르단다.

우리가 관전할 경기는 첼시 vs 헐시티 경기였다. 여행 일정을 축구 경기 일정에 맞추었고
그만큼 축구 관전의 비중이 이번 여행에선 컸다. 비록 하루이지만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다행히도 첼시는 2:0으로 이겼고 우리는 안전하고 기분좋게 집에 갈 수 있었다.



------------------------------- Emirates Stadium 으로의 이동 -------------------------------

아침에 늦으막이 일어나 우리는 북쪽에 있는 Arsenal 역에 내렸다.
참! Arsenal 역을 생각하니 2일차에 일어났던 일이 생각이 난다.

2일차 지하철 이용중 나는 Oyster 카드가 충전되있어 개찰구를 통과했지만
친구는 그렇지 못했다. 충전데스크의 줄은 끝이 안보이지만 어쩔 수 없이 친구는
줄을 서 기다리고 나는 개찰구 넘어 역 한적한 곳에 오랫동안 서있었던것 같다.
지하철 역 경찰아저씨가 나를 계속 힐끔 힐끔 쳐다보았고 나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한참 있다가 경찰아저씨가 나에게 와 말을 걸어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어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때 마침 궁금했고
지하철 노선도의 Arsenal 역이 Arsenal 구장이 맞는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경찰 아저씨가 약간 말이 빨라지며
"Yes Sir, you have made a best choice.
Arsenal is the best team, is my team and my family support them.
You will be very proud of it when you get there and it is really huge and nice there.
You get off the station, can find the way easily with sign to the stadium"

그래서 나는 첼시를 좋아하지만 나도 아스날 팬이라고 아는 선수들 이름을 다 대며
아저씨와 이야기했다. 아저씨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며
"If you have got any problem, come and see me.
I'll be just right there you see? there. Have a nice day Sir"
엄지를 들고 좋다고 다시 갔다.



아스날 구장 앞 거대한 벽 아래에 붙어있던 조그마한 팬샵

우리는 2일차의 경찰 아저씨가 알려준 Arsenal 역에 내려
Emirates Stadium 으로 갔다. 역에서 내려 10분정도를 걸어가니
거대한 벽과과 그 1층에 달린 조그마한 팬샵이 있었다.
팬샵을 구경하고 경기장 계단을 올라 들어가 한참을 걸은것같다.
멀리서 Emirates Stadium 이 보이고 선수단의 사진들, 레전드들의 동상들이 눈에 보인다.
아스날 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세계적인 구단의 구장을 보니
신기하고도 경기장이 이렇게 클 수 있는가 또 신기했다.

조그마한 팬샵을 지나 계속 걸어 드디어 발견한 Emirates Stadium.
벽에는 역대 레전드들의 프로필이 한바퀴 전시되어있다.

아쉽게도 우리는 투어 가이드도 신청하지 않았고, 상시 구장을 오픈해놓지 않기때문에
안에 관중석은 갈 수가 없었다. 잔디라도 한번 보고 싶었지만 멀리서 보이는
파란 풀떼기를 조금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구장을 지나 반대편 출구로 나오니 정기고? 아니 '무기고' 라는 Arsenal 의 뜻대로
구장 앞에 대포들이 여러대 멋지게 앉아있다.

정문에서 발견한 대포 두 문
정문에서 본 구장은 정말 웅장했다

외국에서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일본인은 앞문으로 들어가 뒷문으로 나온다
한국인은 앞문으로 들어가 앞문으로 나온다
중국인은 뒷문으로 들어가 앞문으로 나온다


우리는 뒷문으로 들어가 앞문으로 나왔다. 친구는 중문학과이고
나는 중국에서 중학교를 나와서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합이 잘 맞는것같다.


정문에는 정말 큰 팬샵도 있었다. 안에는 초콜릿이며 니트, 정장까지 정말 다양한
아스날 대포가 새겨진 상품들을 판다. 대포가 새겨진 팬티도 판다.

정문에 있는 큰 아스날 팬샵.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되어있다.


아스날 구장을 둘러본 후 우리는 서둘러 점심을 먹었다.
전날 예산을 초과해서 사용한 우리는 금일 예산을 최대한 아끼기위해
케밥집에 들렀다.
터키에서 왔다며 우리에게 엄청 많이 줬다.
해외에 사는 터키 케밥 아저씨들은 항상 한국인들을 보면
We are brother 이라고 굉장히 많이 챙겨준다.


------------------------------- Stamford bridge 로의 이동 -------------------------------

15시 경기에 맞추어 전철을 타고 가고 있을 때 즈음
전철 안에는 하나둘씩 파란 옷과 파란 목도리, 파란 털모자를 쓴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정말 신기했다.
전철이 만석이 되어 한참 가다가 파란옷과 파란 목도리를 가진 사람들이
한 정류장에서 모두 다 내렸다.
분명 사전에 공부할때는 Fulham Broadway 역에서 내려야한다고 읽었는데
일단 우리는 사람들이 내리니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따라내렸다.
지하철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정확하다고 이 역이라고 말해주고 그냥 사람들을 따라가란다.



나의 경기 티켓

전철이 이런 파란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람들을 따라 15분쯤 걸었을까 한 곳으로 사람들이 모인다.

경기장 입구 주변에는 첼시의 이름을 건 헬스장, 호텔, 팬샵, 펍 등
다양한 건물들이 즐비하다
우리는 계단을 올라 드디어 개찰구에 들어간다
표는 바코드만 찍고 다시 내가 가져간다



경기장 안에, 표를 스캔하고 들어와도 자그마한 음료와 스낵을 판매하는
한국 영화관 팝콘 코너같은 바가 있다.
맥주 종류도 두가지이고 (한가지는 싱하맥주, 한가지는 칼츠버그)
핫도그, 나쵸, 파이 등 많은 요깃거리를 판매한다.


경기장 내에 있는 미니 바
밖에서 음료나 요깃거리를 사도 경기장 입장 시 security 들이 짐 검사를 해
다 뺏길 수밖에 없으니 미리 사가지 말기 바란다.
어차피 필드가 보이는 좌석에는 취식물을 들고 가지 못하고
더불어 안에 있는 바는 비록 붐비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주문 할 수 있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나는 맥주를 가지고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잘못알았다.
맥주를 경기장 안에서 사고 가지고 좌석으로 가려는데
security 들이 Excuse me Sir 하며 막는다
경기 시작 직전이라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와
맥주의 맛을 천천히 즐기지 못하고 맥주를 드링킹했다.
맥주가 생각보다 많다. 알콜이 들어간 상태로 경기를 관람하니 더욱 기분이 좋다.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첼시의 경기 관람
 선수 등장부터, 응원석 응원 열기 확인까지..
진행자의 재미난 진행 역시 흥을 더욱 돋구게 해주었다.
진행자가 선수 소개를 할 때
전광판에 이바노비치가 나오며
진행자의 입에선 "이바노비치~" 를 외치는데
선수 개개인의 이름이 불리울 때마다 응원석의 함성소리는 나를 놀라움에 빠뜨렸다.


첼시 응원가를 평소 알고는 있었지만
한국 노래 역시 보고 부르지 않으면 안되는 나의 파괴적인
기억력으로 인해 음만 따라불렀다.
그래도 기분은 최고였다.





디에고 코스타의 골 장면
(Full HD 로 업로드하였지만 화질이 매우 좋지 않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싱하맥주에 한번 취하고 분위기에 또 한번 취했다.



First half 가 끝나고, 다시 흥을 돋궈주는 사회자가 나왔다.
"We have an information from Manchester
Manchester City had scored one
and the scorer is called L a m p a r d"

전반전이 끝나고 사회자가 나와 이 말을 하자
나는 람파드가 다른 팀이지만 그래도 첼시의 레전드이니
박수우레가 터져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온갖 야유가 터져나왔다.
정말 나에게는 신기한 경험이다.


이번 경기에는 펠리페 루이즈가 선발로 나오게 되었는데
펠리페 루이즈의 경기 모습이 좋아보이진 않았다.
다른사람들도 마찬가지였나보다.
Fucken substitution 을 외치는 아저씨들이 수태 되었고
펠리페 루이즈가 공을 가지게되면 자신의 서포트 팀인데도 불구하고
내 주변 관중들은 야유를 보냈다. 상대팀한테 보내는 줄 알았다.
나도 야유를 보내야했던 분위기이기 때문에 나도 야유를 보냈다.
미안 펠리페


내가 체흐, 테리, 오스카와 드록신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의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고 같은 땅에서 숨을 쉬었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았다.
표를 조금 비싸게 구매했다는 감이 있었지만
정말 경기는 시간계획만 맞는다면 한번이고 두번이고 더 보고싶은 경기였다.
분위기와 스케일에 정말 나는 압도당했다.


이런 무대에 박지성이 경기를 뛰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존경과 동경이라는 단어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누구든 이런 생각은 해보았을것이다.
나는 지금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는데
내가 만약 정말 유명한 기타리스트였고
공연에 서서 수많은 관중들 앞에 나의 실력을 뽐내고
소통하면 도대체 그런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내가 정말 유명한 축구선수이고 우리 팀을 위해 플레이를 하고
승리하거나 우승하거나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서보인다면 정말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생각해보며 나 자신을 대입해본다.

나는 설 수 없는 그런 무대를 밟고싶은 마음에
이번 축구 경기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꼭 가야한다.
좋아하지 않더라도 가야한다.



경기가 끝났다. 내가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



경기는 승리했고 우리는 기분좋게 돌아간다.
어두워져 팬샵에 갔다가 저녁을 먹으러 가는 김에 우리는
2일차에 거리가 멀어 들리지 않았던 런던타워와 런던 브릿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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