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219 - Bad Ragaz / Maienfeld / Vaduz (Liechte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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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전체 루트 |
------------- 바트라가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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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 라가츠 루트 |
바트라가츠 / 마이엔펠트는 내가 스위스 여행 중 가장 가보고 싶었던 마을이고
가장 손꼽아 기다렸던 여정이었다.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는 물론 외국인 여행자들 역시 잘 찾아오지 않는 이곳을
왜 찾아왔을까 라고 의문이 들겠지만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의
마을이라는 이유를 듣는다면 아~ 라고 이해가 갈 것이다.
다들 어렸을때 동화책으로 알프스소녀 하이디를 접해보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번쯤은 보았거나 들어보았을 알프스소녀 하이디를 알고 있을 것이다.
소설의 원작은 스위스의 여류작가 요한나 슈피리가 발표한 [하이디 Heidi] 이나
우리에게는 만화영화 [알프스 소녀 하이디] 로 더 많이 인지되고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 만화영화는 실제 원 소설의 배경 마을인
[바트 라가츠] 와 [마이엔펠트] 를 배경으로 그려졌다.
실제 만화영화에 나오는 가상의 마으르 델프리 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실존하는 말란스 교회로의 이어지는 길을 보고 그린 것이고
(말란스는 정말 아무것도 볼 것 없는 시골 마을임)
하이디의 할아버지가 치즈를 팔았던 산기슭 마을의 광장은
마이엔펠트의 시청사 광장을 보고 그렸다.
하이디가 할아버지에게 가기 전에 살았던 마을은 바로
온천으로 유명한 마을 바트라가츠이다.
하이디가 살았던 집 역시 만화영화를 본따 만든것인지 만화영화가 실제 집을 본따
만든 것인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되어있다.
바트라가츠에 도착 한 후 나는 호텔에 체크인을 하였고
(바트라가츠는 워낙 작은 도시라 백패커스나 유스 호스텔이 없다)
호스텔이 없는 관계로 저렴한 Grani Ursalina 라는 호텔에 체크인 하였다.
여기서 호텔 이름 앞에 Garni 가 붙어있는 호텔은 방은 1인실이지만
샤워실과 화장실을 공용으로 쓰는 숙소를 말한다.
바트라가츠는 정말 작은 도시이지만 정말 큰 호텔이 아니고서는 숙소들이
골목 골목에 자리하고있거나 뒷골목에 위치하고있어
바트라가츠 information centre 에 가서 자세한 위치를 파악 후 이동 할 수 있었다.
내가 묵었던 숙소 Garni Ursallina 는 러시아 부부가 운용하는 작은 호텔이었고
당시는 성수기가 아닌 비성수기라 그러한지 많은 방 중에 나를 포함 2명의 투숙객이
묵고 있다고 러시아 아저씨께서 말씀해 주셨다.
아저씨는 영어를 하지 못하셨지만 우리는 온 몸을 이용해 소통했고
나름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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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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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문 앞에 있던 곰돌이 |
숙소는 정말 깨끗했고 방 안에 간단한 세면대와 수건, 가운이 있어 정말 편리했다.
와이파이는 물론 TV 또한 있어 스위스 드라마인지는 잘 알지 못하지만
독일어를 사용하는 드라마를 시청하며 여행 후 남은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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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라가츠의 산책로 |
바트라가츠 숙소에 체크인 후
2개의 도시를 더 방문해야했기때문에 급히 체크인을 하고 마이엔펠트행 열차를 탔다.
------------------------------ 마이엔펠트 (하이디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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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마을 - 마이엔펠트의 루트 |
마이엔펠트는 바트라가츠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차량으로 이동해도 충분하다
하지만 차량으로 이동하는것보다는 열차로 이동하는것이 여행객에게는 편리하다
열차로 한정거장, 2분이면 마이엔펠트에 도착 할 수 있지만
육로를 이용하는 것은 40분 이상 걸어야하기때문에 작고 귀여운 열차를 이용하자
마이엔펠트는 바트라가츠보다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이구나
라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관광 안내소는 비수기인 이유인지 휴업중이었고
주민들께 물어물어보아 하이디 박물관 (하이디마을) 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Ober Rofels 오버 로펠스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다 아시는 듯 하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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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로펠스로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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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농장인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나를 한참 지켜보고있었다 |
하이디마을로 가려면 한참을 올라가야한다.
겨울이지만 옷을 너무 껴입고 올라가서 그런지 땀이 정말 많이 났다.
시간이 많다면 쉬엄쉬엄 가며 자연 풍경을 감상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골목 구석 구석까지는 들어가 볼 필요가 없는 도시이다.
너무 작아서 볼 것이 없다. 모두 일반 거주지역이라 집과 풀,
농장과 감탄이 나올 것 같은 자연환경밖에는 둘러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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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디 마을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안내판 |
아쉽게도 안내판에 한국어는 써있지 않다.
안내판을 지나서도 한참을 걸어 올라가면 드디어 하이디 박물관이 나온다.
하이디도르프에 가면 하이디 박물관이 있는 것이고 하이디 박물과나 안에
오버 로펠스라고 하는 하이디가 살던 집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방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의 하이디의 동심을 느껴보자는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고
(미리 알아보고 갔어야하지만 나의 부주의로 인해 벌어진 일이고, 이것 또한 좋은 경험이라고 위로하고있다)
박물관은 비수기라 여섯달동안 열지 않는다고 써있었다.
10명 이상의 단체 관광객일 경우 박물관에 쓰여진 번호로 전화를 때려주면
특별히 박물관을 개방할 수 있다고 써있었고
나는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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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계속 나한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ㅋ |
박물관 바로 앞의 안뜰이다. 염소, 닭 등
아주 다양한 동물들이 넓은 울타리 안에 살고 있었다.
닭은 아무리 보아도 울타리를 가볍게 뛰어넘어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걱정 없이 사는지 내가 다가가도 도망도 가지 않는다.
주변의 넓은 들판과 멀리 보이는 알프스는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지만
하이디 박물관은 약간 인위적인 느낌이 나서
만약 하이디가 살았던 옛날 스위스 산속 마을을 기대했다면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박물관 안에는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하이디 책이 전시되어있다고 알고있었고
이곳 저곳 구글링을 해 본 결과 한국어판 하이디는 전시가 되어있지 않는 것을 알았다.
한국에서 그림체도 정말 이쁜 하이디 책을 사서 그 무거운 배낭 안에 넣고
낑낑대며 들고왔지만 박물관은 닫혀있었고
전화통화도 되지않고 어찌해야할 지 답답하기만했다.
하는 수 없이 박물관 입구 앞에 내가 가져온 책을 놓아두고 가기로했다.
박물관을 지나 40분정도를 더 걸어가면 하이디가 여름에 지내던 통나무집이 나온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여름집은 가지 않기로 했고
(박물관에 있는 하이디의 집은 하이디가 겨울에 지내던 집을 재현 한 것이다)
올라왔던 길을 그대로 내려갔다.
그래도 박물관 앞 뜰에서 멀리 보이는 알프스와 조그마한 교회 첨탑이 보이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금방이라도 하이디가 뛰어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나도 어릴 때 정말 뛰어놀기 좋아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런 생각을 언제 어디서 또 해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든다.
어릴때는 걱정없이 뛰어놀고 아파트에서 엄마가 누구야 하고 높이서 부르면
밥먹어야지 하고 뛰어들어갔는데
그때로는 돌아가지 못한다.
자식 하나만 보고 사는 부모님인데 그때 왜그렇게 놀기만했을까?
물론 어렸지만 조금만 공부를 더 열심히 했더라면
엄마 아빠 다 자식 키우는 맛을 제대로 아셨을텐데
스무살때의 자신감도, 계획도 자꾸만 없어지는 것 같아 너무 슬프다.
나는 대학교 1학년때 내가 최고인줄만 알았고
나는 정말 못하는게 없는 "그까짓거 하면 안될게 뭐가 있어" 라는 생각만 가지고 살았다.
물론 지금도 나는 한참 어리지만
점점 크면서 군생활도 경험해보고, 취직하는 친구가 생기고
여태 공부했던 학업을 포기하고 하고싶은 일을 하기위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친구들도 보이고
결혼까지 하는 친구들을 보면
나는 여태까지 무엇을 만들어왔지, 여태 무엇을 쌓아왔지
여태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하면서 살았을까
라는 의구심만 든다.
물론 우리 부모님도 결혼도 하시고 내가 생기고
하고싶었던 일들은 모두 하지 못하셨을 것이 뻔하고
그런 부모님과 나를 위해주었던 친구들, 주변인들을 보면
나 역시 하고싶은일 대신, 나의 안정적임과 유복한 미래를 위해서
계속 공부하고 노력해야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고싶은 많은 일들은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때 한다면 시기가 많이 늦어 있겠지만
나는 나를 위해준 사람들과, 나의 꿈을 위해 더욱 더 빨리
더욱 더 많이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죽어라 뛰고있다.
열심히 하는 사람이 참 보기 좋고 나도 무엇이던 열심히 끝까지 해야한다.
화이팅
올라갈때 본 양들이 있던 농장. 양들이 다 어디로 갔다.
하이디에대한 마음은 문닫은 박물관과 함께 쉽게 수그러드러
나는 내 마음을 책과 함께 이곳에 놓아두고 리히텐슈타인으로 가기 위해
사르간스행 열차를 타고 정확히 8분을 갔다.
사르간스에서는 리히텐슈타인으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요금은 왕복을 끊어 생각보다 비쌌고 차량으로 한시간정도를 더 가
리히텐슈타인의 수도 파두츠에 도착할 수 있었다.
----------------------------------- 파두츠 (리히텐슈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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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 루트 |
중국인은 어딜가나 정말 많다.
파두츠는 중국인들 천지였고 나는 내 본래 목적인 여권 스탬프를 찍기 위해
투어리스트 오피스에 방문했다.
2유로를 지불하면 여권에 입국 스탬프를 찍어주는줄 알았는데 값이 올랐나보다.
3.5유로를 지불하고 여권에 입국스탬프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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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히텐슈타인 왕가의 문양이 찍혀있는 입국 스탬프 |
리히텐슈타인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와 맡대고있지만
다른나라와 같은 국경이라는 개념이 없어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끝이다.
작은나라답게 공항도 없어 리히텐슈타인 관광을 기념으로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기념으로 스탬프를 찍어준다.
아무리 여행을 많이 다녀온 사람이라도 우리나라에
리히텐슈타인 입국 스탬프가 여권에 찍혀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투어리스트 센터 바로 앞은 중앙 시내이다.
리히텐슈타인 중앙 시내에는 정말 공사를 많이 하고 있었다.
땅도 뒤집어 까져있었고 새로운 건물도 들어서는듯 했다.
나라도 작고 도시도 작아 딱히 둘러볼 것은 없었고
(리히텐슈타인은 바티간시국과 모나코공국, 산마리노와같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로 알려져있다)
재미있는 것이 리히텐슈타인은 다국적 기업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정책으로
많은 기업들이 돈 거래를 리히텐슈타인에서 하거나
비슷한 루트로 거래를 한다고한다.
물론 국가 수입의 반 이상이 기업들의 세금과 관광업으로 차지한다고했다.
오스트리아의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땅을 사들여 독립해 세운 나라이라고.
나라는 작지만 굉장히 높은 수준의 국민소득을 가지고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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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과 박물관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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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츠의 성 |
스탬프만 찍고 간다.
시간도 늦어 급히 버스를 타고 다시 사르간스로 향했다.
사르간스에서 바트라가츠 역에 내리니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아침 점심 모두 먹지 못해 저녁은 먹어야 싶었지만 바트라가츠에는 레스토랑이 없다.
호텔과 숙소들이 정말 많아 모두 그쪽 식당을 이용해야했고 나는 계속 걸어
작은 케밥집을 하나 찾았다.
케밥을 사들고 숙소로 가 모처럼 정말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밀린 빨래며 짐정리며 모든 것을 재정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나의 하이디 마을 방문의 시도는 참 좋았지만 미리 얻어놓아야했던 정보의 부족과
부적절한 여행 시기로 인해 아쉬운 여행이 될 수 밖에는 없었지만
한적한 곳을 걸으니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마이엔펠트 (하이디마을), 바트라가츠, 리히텐슈타인은 하루 이상 묵으면 절대 안된다.
물론 하루를 숙박하는 값어치도 안된다고 생각되니
당일치기로 잠깐 방문하기로 한다.
스위스의 마지막 여정이지만 섭섭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기대가 너무 높아 그랬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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