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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야

4/15/2015

뉴질랜드 - Arthur's Pass National Park 1 - 뉴질랜드 남섬 여행 (아서스 패스 국립공원 / Athur's Pass / 캐슬 힐 / Castle Hill)

150414 - Arthur's Pass National Park

Devil's Punchbowl Waterfall Tracking Course







------------------------------------ 출  발 ------------------------------------

Term break 를 맞아 텐트와 침낭을 챙겨 친구와 꼭 하고자했던 트램핑을 떠났다.

오전 9시즈음 만나 간단하게 장을 보고 9시 반즈음 출발했다.
원래는 세명이서 가기로했지만 일이 생겨 가지 못하는 한 친구를 뒤로
나의 7년지기 친구와 둘이서 여행을 간다.

우리는 경험이 많은 전문 트랙커도 아니고 전문 트램퍼도 아니다.
이제부터 취미로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친구와 나는 전문가 흉내를 내보았다.
부루스타, 삼겹살, 침낭, 텐트와 같이 트램핑 하는 전문가들 흉내를 내보았지만
역시 턱없이 모자랐다.
텐트는 얼마 전 마트에서 할인행사를 하는 텐트를 구매했고 (나중에 보니 여름용이었다)
침낭은 할인하지 않는 저렴한 침낭을 구입했다. (for summer 라고 써있다)
많이 부족하지만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신명나게 놀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친구는 엑셀을 밟는다.

(날이 어두워지고 기온이 내려가자
우리는 더 철저히 준비해오지 않은 것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서쪽으로 150km 를 가야하는 아서스패스 국립공원은
여러 작은 도시들을 지나 한참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크라이스트처치 교도소를 지나 웨스트 밀튼, 커위, 다필드 그리고 심슨가족이 살고있는
스프링필드까지 지나게되면 끝이 없는 도로와 함께 넓은 평원과 산들을 볼 수 있다.

여기는 커위 / Kirwee
마을들은 정말 작다
많아야 120명이 살고 스프링필드같은 곳은 마을을 거치면 대충 보아도 20가구가 안되보이는 규모이다. 이 멀리 슈퍼마켓도 없는 동네에서는 장을 어떻게 보나 참 궁금하다.

차에서 찍어 사진 윗부분이 시커멓다
마을의 끝에 다다를때마다 다시 속도를 높이시오 라는 100 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들을 만날 수 있다.



졸음이 올 수록 멀리 보이던 산은 가까워진다.

친구가 가는 길 오는 길 모두 운전해 나는 전혀 피곤하지 않다.
내 면허증은 이끼가 피어나 들고다닐 수 없다.

한국에는 없는 One way bridge / 있을수도 있다. 다만 한번도 보지 못했다.
 양측 차량이 이 구간에서는 모두 이 다리만을 이용해 반대편으로 이동해야한다
운전자들끼리 알아서 양보하며 건넌다.
차량이 많지 않아 거의 비어있다.
반대쪽에서 건너는 차량을 우리측 차량이 기다려줘 상대측 차량이 모두 통행하고 나면
그제야 우리측 다섯대가 (우리차 포함) 출발한다.




뉴질랜드 국도에는 One way bridge 가 수도없이 많다.






지금 4월은 가을에서 겨울로 이동중인 계절이다 (초겨울일 수도 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눈이 4년에 한번꼴로 오지만 다필드를 진입하니
땅 곳곳에 눈이 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서쪽 산맥으로 이동 할 수록 더 추워진다.


------------------------------------ 도  착 ------------------------------------

2시간정도를 달리다보면 아서스패스 국립공원이라는 큰 비석을 볼 수 있다.
거기서도 20분정도를 더 달리면 Arthur's Pass Village 가 나오며
기차역과 교회, information centre 등 아주 작은 동네가 나온다.
(사람이 사는 마을은 아니고 여행자들을 위해 마련한 최소한의 필요 시설이 있는 곳이다
/ Lodge (숙소) 도 다수 있지만 많지는 않다
- 슈퍼마켓 등 생필품 구입 할 수 있는 곳 전혀 없으니 미리 준비하자)




아서스패스 빌리지의 시작을 알리는 information centre 가 보인다.
인포메이션 센터 옆 주차장에는 벤치와 테이블이 두개 있는데
그곳에서는 버너와 휴대용 가스레인지 (부루스타) 를 이용해 간단한 식사를 해도 된다.
아서스패스 국립공원을 포함한 모든 뉴질랜드에서는 차타고 가다가
휴식할 수 있는 Shelter 가 있다고 마음대로 불을 사용하면 안된다.
셸터에 불을 사용해도 된다고 써있을 경우에만 사용하고
캠프파이어와같은 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것은 모든 구역에서 금지된다.
(산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불을 사용해도 된다는 팻말이 있어도 자세히 읽어보자
(캠프파이어는 물론 허용되지 않고 liquid fuel 역시 대부분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있을 것이다 / gas fire only 라고 써있는 곳이 대부분이니
목적지 이동 전 확인하고 갈 수 있도록 하자)

인포메이션 센터 안에는 각종 트랙킹 코스 팜플렛과 간단한 먹을거리 (음료와 가공품뿐),
기념품정도를 판매하고있다. 화장실도 있으나 donation 을 해야하니
화장실 이용이라면 인포메이션 센터 앞에 있는 큰 화장실을 사용하자. 굉장히 깨끗하다.

인포메이션 센터 앞에는 큰 주차장이 달린 화장실과 캠핑을 할 수 있는 캠핑사이트가 있다.
캠핑의 경우 캠퍼밴이던 텐트이던 인당 6불을 지불해야하니 지불하자
(물과 싱크대 등을 사용 할 수 있는 캠핑사이트 건물 정문에
비용을 지불 할 수 있는 작은 박스가 있으니 열어보자)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원하는 난이도와 시간 등의 정보를 이야기하면
코스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대부분의 방문자는 short walks 를 위주로 트랙킹을 즐기자.
half day walks, full day walks 까지 트랙킹을 즐길 수 있는 코스들이 있으며
(half day walk 만 해도 평균 왕복 6시간을 생각하면 된다)
full day walk 의 Scott's track 의 경우 왕복 8시간이 걸린다.
half day walk 부터는 입 출구가 다른 구간도 있고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굉장히 멀리 출입구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유의하자.
전문적 트랙커라면 아서스패스 (뿐만아니라 뉴질랜드) 는 천국일 수도 있다.

walk 말고 tramp 코스들 역시 있다. easy, medium, hard tramping course 로
나누어져있고 1~2일, 3일, 5~6일정도의 코스들이 있다.
인당 35불정도 (최소) (per night) 하는 가이드를 필히 대동해야하니
미리 아서스패스 인포메이션 센터에 연락을 해둔 뒤 계획적으로 움직이자.

자세한 코스들과 요금 / 숙박 등의 정보는 이곳을 참고한다.

위험하지만 90km 정도를 강도 건너고 산도 넘어야하는 트램핑 코스는
정말 경험해보고싶은 트램핑 코스이긴 하다.

좋은 경험일테지만 나는 short walks 로 만족한다.


------------------------------------ 트랙킹의 시작 ------------------------------------

인포메이션 센터를 나와 가까운
왕복 1시간정도의 short walk 'Devil's Punchbowl Waterfall' 로 향한다.
비지터센터 (인포메이션센터) 에서 차량으로 5분정도 이동하면
트랙킹의 시작을 알리는 주차장이 나오고 우리는 올라간다.


주차장에 있는 길 안내 표지판
보는것과 같이 하나의 출발점에서 여러개의 트랙킹코스를 접근 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름과 함께 트랙킹에 걸리는 대략적인 시간도 볼 수 있다.




아직까진 같은 길이다.



눈밭을 계속 걸으니 갈림길이 나온다. 폭포를 보러 펀치보울 트랙으로 가자.




강을 신나게 건너자


뒤를 보니 우리가 왔던 길이 보인다





깊숙이 들어가니 강이 하나 더 있다. 아까 주차장에서 올라오며 지나온 강의 상류같다.
강을 건너기위해 다리를 건너야하고 반은 눈이 쌓이고 반은 푸른 신기함을 구경했다.


다리의 왼편


다리의 오른편

아수라 백작
 이곳에도 얼마 전에 눈이 왔었다. 양지는 눈이 녹아 푸른 반면
음지는 며칠 전에 왔던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이다.
아수라백작 뒤로 데빌스 펀치보울 폭포가 보인다.


벚꽃이 아니다 / 눈꽃이다


지금 한국은 한창 벚꽃엔딩이 음악 차트 1위를 하고 있는 벚꽃세상이다.
지금 대부분은 다 졌지만 강원도는 꽃이 늦게 펴
딱 지금이 한창 벚꽃이 만개한 시간이라고 한다. (전현무가 라디오에서 그랬다)

봄에는 항상 학기때문에 타지에 있어 한국에서 벚꽃구경은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언뜻 보기에 비슷한 눈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눈꽃도 벚꽃에 뒤지지 않고 정말 정말 이쁘다.





밑에는 눈꽃 벚꽃구경을 했지만 위에 계단을 시작으로 계속 올라가니 푸른 장면이 나온다.





푸른 숨을 들이마시며 계속 올라가면 다리가 더 나온다.
길을 따라가면 또 길이 나오고
그 길을 올라가면 또 길이 나온다.
내가 앞으로 갈 길도 이처럼 끝이 없다.

폭포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폭포에 가까워져가니 들이마시던 푸른 숨이 어느샌가 차가운 하얀 숨으로 바뀌었다.
물살이 센 개울을 끼고 걷고있다.









 물은 굉장히 찼다.




폭포로 올라가기 직전 작고 귀여운 물이 있다.
송사리가 살 것만도 같지만 아무것도 살지 않는다.




폭포 앞 나무 다리에 올랐다.
간단한 안내 표지판도 얼어있다.
넘쳐 흐르는 폭포수는 정말 시원했지만
폭포수가 만든 큰 웅덩이를 보니 너무 무섭다.
나는 물이 너무 무섭다.
가끔 한국 목욕탕 냉탕에 숲처럼 꾸며놓고 바닥도 시꺼매 물이 그냥 까만 목욕탕이 있다.
나는 그런곳을 보면 아주 소름이 쫙 오른다.
그 근처 주변에도 가지 않는다.






폭포가 만드는 힘찬 물줄기
보기만해도 시원하다.
어느정도 트랙킹코스에 오르면 꼭 계속 솔의눈을 마시고있는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작은 물줄기가 모여 저렇게 큰 폭포를 만들어낸걸까?
폭포 꼭대기에 한번 올라가보고싶다.
이과수폭포도 나중에 꼭 가보고싶다.



올라오면서 역시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폭포를 뒤로 내려가면서 역시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들이 나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폭포로 향하는 길은 오르는 길이었으니 힘은들고 폭포를 보러간다는 마음에
주구장창 앞만 보고 올랐다.
뒤는 보지 못했고 한걸음 한걸음 내려갈때마다 이곳이 내가 올라온 곳이 맞는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숲은 착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내려오고나니 든 생각인데
지금도 나는 그냥 앞만 보고 가고있는것같다.
되돌아보고 뒤돌아보면 새로운게 참 많은데
뒤도 가끔 돌아볼래 하고 생각하지만
자꾸만 까먹는다.



이곳 역시 새로운 길이다. 나는 분명히 이런 길은 온 기억이 없다. 



벚꽃이 폈다.



사진 찍으며 숲냄새 맡고 벚꽃구경도하면서 올라갔다오니
1시간 코스가 1시간 반은 걸린것같다.


아서스 패스 일정을 한 페이지에 담으려니 글이 너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 게시글은 폭포만을 위한 선물로 남겨주어야겠다.

폭포에게 선물이 끝나고 다음은 점심식사부터 시작한다.
아침도 안먹고 급히 출발하느라 슬슬 배가고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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