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414 - Arthur's Pass National Park
Castle Hill
------------------------------- 캐슬 힐로 -------------------------------
오티라 밸리에서 다시 아서스패스 빌리지로 와 용변을 본 후 캐슬 힐로 출발했다.
캐슬 힐로 가는 겸 길 중간 중간에 있는 쉘터도 살펴본다.
그냥 당일치기로 여행할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좋아 캠핑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지도만 보면 캐슬힐까지 36분이 걸린다고 나오지만
워낙에 길이 구불구불하고 산길이라 36분 훨씬 더 걸린다.
만약 제대로 된 팬션을 아서스패스 부근에 구하고 싶다면
캐슬힐에서 400m 떨어져있는 캐슬힐 빌리지를 알아보자
팬션들이 모여있는 팬션촌이다.
역시 마트와 같은 시설은 없고 잠시 며칠 묵어가는 여행자들만 뜨문 뜨문 있을 뿐이다.
캐슬 힐은 사유지라고 들었다.
들어갈 때 입장료는 없지만 donation 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donation 박스는 어디에도 없다.
donation 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 난 물론 하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내려 5분정도 길을 따라 가면 캐슬 힐의 거대한 돌들이 나를 반겨준다.
간단한 소개를 하는 안내판에는 거대 돌들에 고대 벽화가 그려져있다고한다.
돌이 하도 많아서 어느 돌에 벽화가 있는지는 찾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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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보이는 길을 따라 주욱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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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참 크고 아름답다 |
돌들은 정말 크다.
비와 바람에 오랜 시간 노출된 거대한 석회암들이 깎이고 깎여 특이한 구릉지를
만들고 있는 것이 캐슬 힐이라고 한다.
전혀 몰랐지만 나니아 연대기 역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한다.
더 높은 돌을 향해 올라가고 또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뒤로 멋진 광경이 펼쳐진다.
시간이 늦어 어느새 해가 져간다
돌들을 보면 꼭 무슨 한국 고인돌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돌 위는 올라가도 상관 없으니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여기저기 올라가보자
(올라가지 않는 것이 관광지 기본 매너일테지만 현지인들도 모두 올라가서 사진찍고 논다)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또 다른 세상이 날 기다린다.
돌 위에 앉아서 찍은 사진
하늘을 많이 찍기 위해 쪼그려앉아서 사진을 찍었더니
대부분의 사진에 내 발이 나와있다
찍을땐 몰랐는데 찍고나니 그렇다.
이 돌 저 돌 올라가며 놀다보니 어느새 해가 더 많이 졌다.
배도 고프고 다시 캠핑사이트로 이동한다.
처음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 할때는 원래 숙박 예정이 없었다.
날씨가 좋으면 숙박을 하자는 마음으로 출발을 해서
많은 준비는 해오지 않은 것이 너무 후회됬다.
술도 달랑 네병에 음식도 딱 저녁 식사때까지만 준비해왔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텐트를 치고
침낭을 덮고 누웠다.
처음엔 발이 감각을 잃더니 한참을 있으니
엉덩이가 딱딱해졌다.
이내 한기는 허리를 타고 등으로 올라간다.
우리는 한밤중에 집으로 가서 자기로 마음먹고 크라이스트처치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조금만 더 보온에 신경을 썼다면 캠핑도 큰 무리는 아니었을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야전깔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판초우의가 있는 것도 아니었기때문에 아쉬운대로 요가매트를 깔고 누워보았지만
야전깔개만큼 따뜻한 깔개가 없는가보다.
집에 도착해 장농을 여니 쓰지 않는 담요들이 "나를 가져갔어야지" 하고 울부짖고있다.
다음에는 꼭 제대로된 캠핑을 하기로 한다.